[아시아빅뉴스 정현호기자] 전북 고창 문화재야행 ‘뿌리깊은 역사 문화의 향을 담은 고창야행’ 개막
[사진 = 고창 문화재야행]
지난 9월 23일(금) 오후 4시 농악대를 앞장 세우고, 농민복을 입은 고창군민들이 연등과 용줄을 매고 고창읍 시가지 행진을 시작했다. 정월 대보름 지내왔던 오거리당산제 줄시위굿 재현 장면이다. 지난 늦봄부터 4개월 동안 고창군민 1,200 여명이 참여해 준비한 고창야행의 첫 시연 프로그램이다. 문화재야행은 올해 전국 18개 지자체에서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진행하는 대규모 야간 문화재활용사업이다. 고창도 그 가운데 한 지역이다. 국난 극복의 상징 고창읍성 축성과 군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오거리당산제를 바탕으로 이틀에 걸친 역사, 문화, 예술의 향연이 펼쳐졌다.
개막식에는 문화재청 김종진 청장과 국회 교문위원장 유성엽 의원, 시행 자치단체인 고창군 박우정 군수, 최인기 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5,000여 명의 내외방문객이 참여, 고창이 가진 유구한 역사문화 여정, 현재를 밝히고 미래에 남겨줄 유산에 대한 의미심장한 인사말들이 오갔다. 개막식 뒤 이어, 개막공연이자 고창야행의 대표공연인 400여명의 고창군민이 참여해 준비한 오페레타 <기원의 거울> 공연이 이어졌다. 단종원년 인근 고을의 주민들과 고창군민들이 힘을 모아 8년 대장정 끝에 완성한 고창읍성 축성이야기를 담고 있다. 외침으로부터 고을을 지키고, 나라를 지켜온 지역민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낸 대 서사시로 평가받았다.
고창야행은, 고차읍성 달빛산책을 비롯해 고창읍성 안 옛 공간에서 벌어지는 월하향필(붓글씨, 혁필), 누각다례(다례체험), 월하청음(시조창), 백중야행(백중놀이), 달빛감성 브라스밴드 공연으로 이어지는 야경프로그램과 더불어, 길꼬내기, 월하기원, 동민동락, 정화수와 치성, 답성놀이, 야밤 두레싸움 등 역사 이야기를 품은 야사프로그램, 빨래터이야기 계변가화, 길거리 만담 추월만정, 풍물유랑단 버스킹, 용줄드리기, 조선기방풍류, 소리꾼양성소 소리공연, 대동놀이 시연(이상 야설)으로 이어진다. 이밖에도 옛 풍물 갤러리, 판소리전시, 미술관투어, 지역문화유산 사진전시, 야행 시네마스코프, 한복체험(이상 야화)과 함께 고창특산물 판매공간, 전통먹거리 체험공간, 전통매듭, 도예, 공예체험이 열렸다. 참가자 최경숙(43세) 씨는 “고창수박과 복분자, 풍천장어로만 알던 고창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고창읍성, 오거리당산의 의미를 초등학교 중학교 자녀들과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9월 23일과 24일 이틀에 이어 진행된 고창야행은 2018년 문화재야행에도 선정되어 고창이 간직한 ‘뿌리깊은 역사문화의 향’을 내년에도 한껏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2017고창야행은 설태종 추진단장의 기획과 진행, 심길수 총감독, 빈대욱 예술감독 등이 함께 진행했다. 고창야행은 별도 이벤트 공연기획사가 참여하지 않고 소품, 공연, 전시, 체험행사 등 모든 프로그램을 고창군민의 힘으로 진행한 ‘지역 재생’ 키워드를 담고 있어 더욱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