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사진제공 = DJ래피]
자포자기의 '포'는 무슨 뜻일까?
1. 포기하다
2. 난폭하다
정답은 놀랍게도 2번이다. 자포자기의 포(暴)는 '사나울 폭/사나울 포'의 뜻인데 '폭력, 횡포, 포악' 등의 단어로 자주 만난다. 반면 포기의 포(抛)는 '던질 포'의 뜻으로 '포기, 포물선' 등에 쓰인다. 자포자기는 맹자에 나오는 말인데, 원문을 보자.
자포자불가여유언야(自暴者不可與有言也)
자기자불가여유위야(自棄者不可與有爲也)
언비예의위지자포야(言非禮義謂之自暴也)
오신불능거인유의위지자기야(吾身不能居仁由義謂之自棄也)
“자신을 막 대하는 사람과는 말도 섞기 싫다. 자신의 존엄을 버리는 사람과는 함께 뭘 하고 싶지 않다. 예(禮)와 의(義)를 부정하고 비난하는 사람은 자신을 막 대하는 사람이며, 어떻게 인의(仁義)를 실천할 수 있느냐고 자신의 존엄을 부정하는 사람은 자신을 버리는 사람이다.”
타인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려면 그전에 나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최소한의 폭력이고, 최소한의 횡포다. 누군가에게 최소한의 폭력과 최소한의 횡포를 가하려는 마음, 그게 사랑이다. 사랑의 확장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가? 가까운 데서부터다. 제일 가까운 곳은 바로 나다. 나부터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포는 위험하다. 자기한테 폭력을 가하고 횡포를 부리는 마음, 그게 자포다. 자기에 대한 폭력과 횡포를 서슴지 않는 사람이라면, 남에게는 어떻겠는가?
우리 모두는 거의 0에 가까운 확률로 태어난 우주적 존재다. 그런 나를 막 대하고 포기하는 게 '자포자기'다. 누가 뭐래도 나는 사랑받아야 될 존재다. 나에 대한 사랑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남도 사랑할 수 있다.
한번 돌아보자. 스스로를 사랑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