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래피의 사색 # 292 / '타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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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의 사색 # 292 / '타타타'

기사입력 2018.10.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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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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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DJ래피]

천재(天才)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주를 지녔고, 영재(英才)는 뛰어난 재주를 지녔으며, 수재(秀才)는 빼어난 재능을 지녔다. 수많은 천재, 영재, 수재들 사이에서 젖은 나뭇잎처럼 투박하고 끈질기게 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나는 전형적인 둔재(鈍才) 스타일이다. 둔재는 무디고 둔하다. 하지만 나는 둔재이기에 서두르지 않고 쉬엄쉬엄 간다. 내 목걸이의 한쪽 면에는 바꿀 역()이 새겨져 있고, 다른 한쪽 면은 쉬엄쉬엄 갈 착()이 새겨져 있다. 상황은 언제든지 변하기 마련이니 어떤 일이 있어도 쉬엄쉬엄 가자는 의미이다.

 

여의도 63빌딩은 실제로는 지상 60, 지하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유하자면 나는 지하 3층의 대표자 격이다. 돈도 빽도 없이 지하에서 고무신 신고 오르기 시작했다. 지하 3층에서 출발했지만 천천히 가더라도 아래로 내려가지는 않는다는 정신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쉬엄쉬엄 올라간다. 실제로도 나는 SBS 11층 라디오 스튜디오까지 운동 삼아 자주 계단을 타고 오른다.

 

나는 둔재라서 매 순간이 행복하다. 시작은 지하 3층이었지만 비록 느리더라도 올라가는 기분, 완만한 상승세는 늘 기분 좋다. 지하 3층에서 1층으로, 1층에서 2층으로 한 계단 씩 오를수록 뿌듯하고 즐겁다. 둔재로서의 필연적인 결핍과 결여는 오히려 이런 좋은 면이 있다.

 

타타타. 1992년 발매된 김국환의 노래 제목이다. 진여(眞如)나 여여(如如)라고도 번역되는 '타타타''있는 그대로'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내가 만든 '구나 구나 법칙''구나 구나'인 셈이다.

 

"유후, 좋구나!", ", 오늘은 이렇구나.", "아하, 이번엔 이렇게 되어버렸구나."

 

깨달음이란 사실 별것 아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마음 상태를 얻게 되는 순간, 우리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 요약.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가는 곳마다 주인의 마음으로 살되 발 딛고 서 있는 모든 곳을 참 진리로 삼는 경지다. 지하 3층이 되었든, 지상 몇 층이 되었든 어디를 가나 주인이 된다면 서 있는 곳마다 그대로가 모두 참된 것이 될 것이며, 좋은 일이든 궂은일이든 그 어떤 일이 다가온다 해도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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