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빅뉴스 김동효문화칼럼리스트]
기해(己亥) 년은 2019년 2월 4일, 입춘 절입 시간인 11시 55분에 시작된다. 아직은 무술(戊戌) 년이다. 사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많은 사람들이 새해 복, 새해 복, 말들 하지만 복은 바란다고 그냥 굴러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은 직접 구하는 것이다. 구하려면 몸을 써야 한다. 몸의 출발은 얼굴, 즉 눈, 코, 입이다. 운명을 바꾸려면 눈, 코, 입으로 복을 구해야 한다.
눈 : 만나는 사람을 바꾼다. 좋은 것만, 좋은 사람만 보자.
코 : 사는 곳, 가는 곳을 바꾼다. 좋은 곳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좋은 사람도 마찬가지.
입 : 쓰는 말을 바꾼다. 말이 곧 신(神)이다.
신(神)은 무엇인가? 한자 사전을 펴서 신(神)을 찾아보라. 신(神)에는 '마음'이란 뜻도, '언행을 삼가다'라는 뜻도 있다. 신(神)은 다름 아닌 내 마음속에 있다. 종교(宗敎)란 으뜸 되는 가르침이란 뜻이다. 그래서 모든 종교에는 경전이란 것이 있으며, 그 경전 속에 으뜸 되는 가르침이 들어있다. 성경은 예수님의 말이 기록된 것이며, 불경은 부처님의 말이, 역경(주역)은 성인들의 말이 기록되어 있다. 말의 주체만 다를 뿐, 모든 경전 속 으뜸 되는 가르침은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사랑으로 복을 짓고, 말로 복을 지으라는 것이다. 말이 곧 신(神)이다. 말이 입에서 나가는 행위는 내 안의 신이 나가는 행위다. 말이 사람을 살린다. '살릴 활(活)' 자가 '물 수(水)'와 '혀 설(舌)'로 이뤄진 이유는 바로 물이 사람을 살리고, 말이 사람을 살리기 때문이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아서 첫 문장과 끝 문장이 중요하다. 첫 문장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피투, 즉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어진 환경이고, 어떻게든 살아내야 할 현실이다. 하지만 끝 문장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기투, 즉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인생의 무늬(人文)를 그릴지에 따라 마지막 문장이 달라진다. 그게 바로 인문이고, 인문학이다.인문학의 출발은 눈, 코, 입이다.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거울과 같다. 항상 마음을 바르고 선하게 유지해야 표정이 밝고 아름답게 갖추어진다. 그래서 관상학에는‘관상(觀相)보다 심상(心相)’이라는 말이 존재한다.
광채 : 밝고 어두운 빛의 유무.
소리 : 목소리에도 사람의 성격과 운명이 나타난다. 목소리가 맑은지, 탁한지, 메말랐는지를 판단.
몸짓 : 생김새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행동 역시 중요한 단서가 된다. 행동은 교양에서 나온다.
기(氣)의 흐름 : ‘기색’으로 불리는데, 상이 매우 좋은 사람이라도 기색에 문제가 있으면 추진하는 일은 성사되기 어렵다. ‘분위기’도 여기에 포함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상을 복이 있고 운이 좋은 인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운명은 명을 운전한다는 뜻이므로, 누구나 바꿀 수 있다. 스스로 바꾸려 하지 않을 뿐이다.
# 요약.
태양의 눈, 코, 입을 듣다가 뜻밖에 영감이 떠올랐다. '뜻밖에'를 다른 말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삶'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삶은 우리의 계획을 벗어난 뜻밖의 일들로 가득 차 있다. 뜻밖의 기쁨, 뜻밖의 놀라움, 뜻밖의 아름다움, 뜻밖의 경험, 뜻밖의 선물. 삶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일과 만남 속에서 우리는 ‘뜻밖의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오늘은 뜻밖의 눈, 코, 입이다. 눈, 코, 입으로 복을 구하고 운명을 바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