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PD수첩’에서 1990년대 말 대한민국 토종 화장품 기업으로 파란을 일으켰던 참존 창업주의 배임·횡령 혐의를 파헤친다.
2000년대 초반 세계 100대 화장품 순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잘 나가는 중소기업이었던 참존의 성공 신화 중심에는 창업주 김광석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청개구리' 정신으로 1984년부터 35년간 참존을 이끌었다. 경제 위기였던 IMF 당시에도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500% 이상 지급하는 등 김광석 회장은 참존의 존경받는 오너이자 어른이었다.
하지만 현재 김광석 회장은 회삿돈 40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자신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참존의 자금 약 420억 원을 빌려주고, 아내를 회사 임원으로 등록 시켜 약 22억 원의 월급을 지급하는 등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아내는 이사와 감사로 있었지만, 실제 근무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작진은 막내아들이자 참존의 이사인 김 모 사장의 법인카드 기록에서도 수상한 점을 찾아냈다. 스위스와 한국에서 거의 비슷한 시간에 법인카드가 사용된 것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에서 법인카드가 각각 사용된 기록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김광석 회장은 참존 이름으로 본인이 다니는 교회에도 매달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 지난 19년간 소망교회에 기부한 금액은 총 37억 원가량. 기부금은 참존의 재무 상황이 어려워 직원들의 급여가 지연된 때에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됐다. 실제로 김 회장의 신앙심을 증명하듯 회사 곳곳에는 종교적인 색채가 가득했다.
‘PD수첩’은 취재 도중 김 회장의 통장 내역에서 매달 의문의 여인에게 1,200만 원씩 송금된 기록을 발견했다. 여인은 김 회장에게 매주 성경 말씀을 보내는 일을 하고 거금을 받아 갔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받은 금액만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의 아들은 여인을 메시야 혹은 엔젤이라고 설명했다. ‘PD수첩’은 의문의 여자와 김 회장의 관계를 취재하던 중 뜻밖의 이름도 발견했다.
김광석 회장의 배임과 횡령 혐의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리해고를 당한 한 직원은 “초창기 때부터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면서 회사를 같이 일으키는데 힘을 보태고 이렇게 생활을 했는데, 진짜 눈물 흘리면서 운전 하면서 올라 왔다”며 울분을 토했다. 회장님을 믿고 회사를 사랑했던 만큼 배신감도 크게 느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업 오너 일가의 오너리스크는 꾸준히 논란이 된 문제다. 특히 오너가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중소·중견 기업은 오너의 결정이 곧 회사의 결정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회장의 잘못된 판단이 기업 전체의 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토종 화장품 기업 참존의 창업주 김광석 회장 일가의 배임·횡령 혐의를 취재한 ‘PD수첩 - 청개구리 회장님의 배신’은 19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