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추석(秋夕), 다른 거 없다. 가을 저녁이라는 뜻이다.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족들끼리 형편에 맞게 차린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오손도손 모여 즐겁고 좋은 이야기만 하시길. 과유불급,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
또한 조상을 기리는 방법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할 수 있다. 각자 돌아가신 분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을 차려놓고 알아서 하면 된다. 차례상 구성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茶禮)라고 하는 건 문자 그대로 차 한 잔 놓고 지내도 되는 예식이라는 거다.
구한말 신분제도가 없어지면서 소위 양반들이 구별짓기를 하려고 만들어낸 말들이 '홍동백서'니 '조율이시'니 하는 것들이다. 고전 그 어느 책에도 저런 말은 나오지 않는다. 어떤 집은 '조율이시'라고, 어떤 집은 '조율시이'라고 싸우는데, 배와 감을 어떤 순서로 놓는 게 조상을 기리는 데 있어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그게 그럴 일인가 정말?
추석은 그저 밤에 달이 크게 뜨면서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라 즐겁게 놀기 위해 만든 날이다. 이제는 추석 차례상에 대한 강박을 거둘 때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