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A : 야, 너 지금 나이가 마흔이야. 회사를 그만두다니, 이제 어떻게 하려고 그래!
B : 됐고, 난 묻고 더블로 간다!
B는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류다. 그는 나이 마흔에 음반회사의 중역 자리를 박차고 나와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이었다. 그는 남들의 '지도(Guide)'보다는 자신의 '시도'를 믿었다. 사람의 일이란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결코 예견할 수도 없고, 예견해서도 안 된다. 오직 다양한 '시도'가 중요할 뿐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일도 그렇다. 모두가 아는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빌리 진(Billie Jean)'이 세상에 나올 때는 믹싱 과정을 무려 90번 넘게 겪었다. 재미있는 것은 총 91개의 믹스 버전 중 음반에 실려 발표된 것은 결국 두 번째 믹스였다는 것이다. 오직 다양한 '시도'가 중요할 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은 원제목 그대로 애초 국내 출간됐지만,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1989년 제목을 '상실의 시대'로 바꿔 냈고, 출판 사상 최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헤밍웨이는 "모든 초고는 걸레다."라고 했으며, <노인과 바다>를 400여 차례 고쳐 썼다. 오직 다양한 '시도'가 중요할 뿐이다.
양자역학, 즉 원자나 분자 등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을 다루는 영역에서는 속도를 알아도 위치를 알 수 없고, 위치를 알아도 속도를 알 수 없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뉴턴의 방정식은 양자역학의 등장과 함께 '고전' 역학이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게 불확실하다. 오직 다양한 '시도'가 중요할 뿐이다.
모든 상태는 단지 확률만 존재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남이 그려 놓은 '지도(Map)'를 따라만 가느냐, 나만의 방식을 '시도'하느냐, 그게 문제다. 시도하지 않으면 그저 가능성만 있는 어정쩡한 상태일 뿐이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시도해봐야 한다. 오직 다양한 '시도'가 중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