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래피의 사색 # 329 / ‘관상’
사람은 말로만 소통하지 않는다. 얼굴로도 소통한다. 그래서일까? 관상의 '상'은 像(모양 상)이 아닌 相(서로 상)이다. 관상도 변한다. 사랑, 행복, 예쁜 말로 가득 찬 사람의 관상과 증오, 분노, 욕설을 달고 사는 사람의 관상은 다를 수밖에 없다.
“칼에 맞아 죽을 상(相)이니, 속히 출가하시오.”
관상 스토리에서 꽤 유명한 A씨는 저 말을 듣고 절에 가서 출가를 청했으나, 스님은 “앞으로 1년 동안 보리와 흰 콩으로만 식사를 하고 다시 돌아오면 그때 받아주겠소.”라며 거절했다.
1년을 무사히 넘기고 절로 향하던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언했던 관상가를 다시 찾아갔다. A씨를 알아본 관상가는 크게 놀라며 물었다.
“완전히 상(相)이 바뀌었군요. 큰 덕을 쌓았소, 아니면 사람의 목숨을 구했소?”
“목숨을 구한 일은 없지만, 보리와 흰 콩만 먹고 1년을 살았습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관상가도, 스님도, 콩과 보리도 아니다. '절제'다. 절제가 마음의 변화로, 마음의 변화는 결국 얼굴빛, 눈빛, 목소리 등의 변화로 이어져 상(相)이 변한 것이다.
마음을 바꾸고 말을 바꾸면 행동이 바뀐다. 행동을 바꾸면 얼굴이 바뀌고, 바뀐 얼굴은 인생을 바꾸게 된다. 상이 바뀌면 목소리와 몸에서 풍기는 기(氣)가 바뀌고, 소리와 기(氣)가 바뀌면 명(命)이 바뀐다. 명(命)은 口(입, 먹다, 말하다)와 令(하여금, 명령)의 합자라는 걸 잊지 말자. 입이 모든 것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