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로 등단해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현우 시인의 시집 『검은 기적』은 예약판매 단계에서 이미 재쇄를 결정하며,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출판업계에서 시집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2021년 『조선일보』로 등단한 이후 첫 시집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와 두 번째 시집 『소멸하는 밤』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시적 세계를 구축해온 정현우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오래 기억하는 시인의 시선으로 사랑하는 어머니의 부재를 통과한다. 오이 비누, 석류, 가지처럼 몸에 밴 사물의 기억들은 슬픔과 회복이 동시에 스며드는 감각의 장면으로 다시 서고, 로즈빌이라는 공간에서 빛이 스쳐간 자리는 다른 방식의 생명과 연결의 실밥으로 되살아난다. 음악 활동을 병행하며 언어와 리듬의 감각을 확장해온 정현우 시인은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시집 읽기 흐름과 정확히 맞물리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인기 시인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검은 기적』은 이러한 동시대적 감각과 시적 성취가 집약된 작품이다.
끝내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의 첫 문장을 향해 나아가는 이 시집은 상실 이후에도 계속 움직이는 마음의 증류된 빛을 보여준다. 『검은 기적』은 K-포엣 시리즈의 2025년 마지막 작품으로 출간되었으며, 시집 일부는 영문으로 번역되어 『Dark Miracle』이라는 제목으로도 함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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