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건국대 고석찬 학생, 국내 첫 장애인 e스포츠 심판에 선발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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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고석찬 학생, 국내 첫 장애인 e스포츠 심판에 선발 돼

기사입력 2011.08.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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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고석찬 학생(23, 문화콘텐츠학과 2년)이 국내 첫 장애인 e스포츠 심판으로 선발됐다. 고씨는 하반신을 쓸 수 없는 1급 중증장애를 극복하고 올 여름방학 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산하 고용개발원과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이 운영하는 장애인 e스포츠 심판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3급 심판 자격을 부여받았다. 장애인 e스포츠 심판 양성 과정은 장애인의 사회활동 기반 조성과 직업영역 확대를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e스포츠는 학생들과 젊은층에 인기가 높은 스타크래프트, 카트라이더 등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활용해 온라인상에서 즐기는 게임의 프로 리그를

말한다.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진행되며 토너먼트 형식으로 우승자를 가리며 e스포츠 심판은 규정에 따라 경기운영과 선수들 동선·장비·시간 등 경기에 관한 모든 사항을 관장하고 부정행위를 감시한다. 고씨는 우선 오는 9월 20~24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회 국제 장애인 e스포츠대회’에서 보조 심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애니메이션·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 블로그’로 유명한 고씨는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지체장애 1급 장애를 극복하고 지난해 입학사정관제로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에 합격, 대학에 입학하면서 애니메이션·게임 콘텐츠 분야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휠체어를 타면서도 자동차 운전을 직접하며 공연과 전시회, 지역축제 등 문화콘텐츠 분야의 다양한 행사와 박람회 등을 찾아다니기도 하고, 학과 영상 동아리에서 단편영화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학과 축제와 문화활동을 직접 기획하기도 하고, 일반 학생들과 똑 같이 MT와 답사는 빼놓지 않는다. 휠체어를 타고 학과 친구들과 함께 클럽을 가보기도 하고 TV 토론프로그램 출연하기도 했다.

“학과 친구들과 함께하면 항상 든든했어요. 많은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 도와줬구요.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저는 불편한 존재가 아닌 필요한 존재가 되어 있더라고요.” 게임기획자를 목표로 우선 준비된 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이론과 실무경험을 쌓겠다는 생각에 e스포츠 심판에도 도전하게 됐다. 고씨는 최근 아이폰의 새로운 어플게임 ‘벨로스터HD’ 시연회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프로게이머들과 시범게임을 하기도 했다.

고씨는 2003년 3월 고등학교 입학식을 마치고 얼마 안 있어 척수염 수술을 받던 중 하반신이 마비돼 3년 이상 병원 신세를 졌다. 절망에 빠진 고씨는 학교를 자퇴하고 3년간 하루 18시간씩 컴퓨터 게임만 했다. “그때는 자살까지 생각했어요” . 어느 날 TV에서 저와 비슷한 장애를 가진 분이 장애를 딛고 박사학위까지 따 자립하는 걸 봤어요. 왜 이러고 살지, 하는 생각이 들었죠.” 2006년부터 마음을 다잡았다. 고씨는 자립을 결심했다. 전북 군산에서 살던 고씨는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 하고 서울의 한 재활원의 문을 두드렸다. 그곳에서 휠체어를 다루고 대·소변을 가리는 법 등을 배우고 운전면허도 땄다. 자립 훈련을 마치고 1년 만에 군산으로 돌아와 혼자 아파트를 얻었다. 평생 부모에게 의지해 살아갈 순 없다고 생각했다. 대학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블로그를 만들어 자신의 게임 노하우를 사람들에게 전수하기 시작했다. 한창 블로그 활동을 활발히 할 때는 하루 방문자 수가 1만 명을 넘을 때도 있었고, 총방문자 수가 28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고씨는 고졸 검정고시에 도전, 두 번 만에 합격했다. “매일 게임과 애니메이션에만 빠져 있던 오타쿠가 안 하던 공부를 하려니 막막했죠. 그럴 때마다 대학에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내가 직접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힘을 냈어요.” 방 안에서 게임만 하루 18시간씩 하기도 했는데 1년간 하루에 18시간 공부를 하면 어떻게 될까 하며 스스로를 시험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고씨는 ‘문화콘텐츠학과’가 자신에게 딱 맞다고 생각하고 해당 학과가 있는 건국대를 목표로 준비를 시작했다. “문화콘텐츠학과 커리큘럼을 보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케릭터, 축제 등 다양한 곳에서 기획 제작 마케팅을 배울수 있다는 점에 끌렸습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나 만의 무대를 만들고 싶었지요. 대학 지원 전에 여러 대학을 방문해보았는데 건국대의 평지 캠퍼스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요건 내꺼야’하며 휠체어를 타고 막 달렸습니다.”

그리고 석달 만에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합격 소식을 들었다. 부모님과 떨어져 자립하고, 대학 합격까지 모두 혼자 힘으로 해낸 그는 문화 콘텐츠 기획자로서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내는 것이 꿈이다.

“e스포츠는 신체활동이 어려운 장애인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어 국내에서 장애인들이 여가생활과 스포츠 활동으로는 안성맞춤입니다. 앞으로 장애인 기능성 게임, 재활치료용 게임 등으로 발전 가능성도 크고요.” ‘게임 기획자’가 꿈인 그는 장애인들이 신체적 한계를 벗어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e스포츠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고씨는 e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들을 위한 새로운 직업 창출과 사회활동의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장애인 프로게이머로도 활발히 진출해 많은 이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체장애인의 경우 외부활동 제약이 따르는데 e스포츠는 그 점을 커버 해줄수 있고, 지적장애인의 경우 집중력향상에 도움이 되는 등 장애인에게는 게임이 많은 순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재활활동이나 운동 프로그램도 e스포츠를 활용해 개발한다면 재미있고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IT기술이 더 발달하고 공학기기와 e스포츠의 융합을 통해 컴퓨터 접근도 힘들 정도로 불편한 분들까지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지는 것이 가장 바라는 소망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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