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모델 최연수의 "나는 모델이다"2 #6-3 여탕 목욕커의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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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델 최연수의 "나는 모델이다"2 #6-3 여탕 목욕커의 하루 (

기사입력 2017.02.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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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최연수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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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델 최연수]

여탕은 굉장히 신비롭다. 그중 가장 미스테리한 것은 염색과 파마를 한 상태에서 목욕을 즐기는 목욕커다. 만렙에 가까운 목욕커의 모습은 대략 이렇다.

1. 파마와 염색에 개의치 않는다.

2. 얼굴에 다양한 색깔의 팩을 한다. (초록색 녹차, 황금색 인삼, 검은색 숯 등등)

3. 사우나 안에서 수건으로 중요 부위를 가리지 않으며 다리로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사우나 온도를 책임진다.

4. 강한 근력과 지구력으로 단련된 세신사를 마사지 5만 원으로 간단하게 제압한다.

목욕커와 세신사의 대화는... 목욕커 : 몇명? (앞의 대기자 몇명인지 묻는다) 세신사 : 말없이 손가락을 보여준다. 단 두 마디로 대화를 정리하는 모습에 크게 놀랐고, 밖에서 부르는 번호를 사우나 안에서 듣고 나오는 목옥커의 귀는 소머즈 같았다. 대부분 세신 2만 원에 샴푸 3천 원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신실은 늘 분주하다.
우리 어머니도 가끔 세신사에게 몸을 맡기시는데 뭐가 좋은지 여쭤보았다. 말없이 두 명의 요금을 내시며 나를 세신대에 눕히셨다. 그 후...나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세신사의 손을 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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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모델 최연수]

가끔 어머니의 손에 붙들려 오는 남자아이들과 마주치는데 정말 여탕에 있고 싶지 않은 모습이 보인다. 초코우유를 손에 쥐고 뜨거운 탕 속에서 말없이 흐느끼는 모습은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탕이 아닌 지옥 탕으로 보였다. 내 기억의 어린 시절 목욕탕은 강압적이지 않은 놀이터와 같은 곳이었는데 지금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여동생과 함께 냉탕의 폭포수를 맞고 기절했다가 일어나 빵빠레 사달라고 졸랐다가 어머니에게 머리채를 잡힌 적이 있다. 그 남자아이의 얼굴이 꼭 그때의 내 얼굴과 같은 모습이었다. 초코우유에 이끌려 아버지의 손을 놓고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여탕으로 왔을 그 남자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남탕에도 초코우유는 있다!
어느 순간 남자아이의 등장에도 아무렇지 않은 나를 보며 나에게서 목욕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연수 칼럼리스트 기자 edwenna08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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