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래피의 사색 # 193 / '피로스와 키네아스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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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래피의 사색 # 193 / '피로스와 키네아스의 대화'

기사입력 2017.02.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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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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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DJ 래피]

<국부론>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는 사실 그보다 먼저 <도덕감정론>이란 훌륭한 책도 썼다. <도덕감정론>에서 애덤 스미스의 결론 중 하나는 부나 명예는 결코 인간의 행복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어느 정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재산과 더 높은 명성을 원한다. 더 많은 돈과 명예가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줄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더 많은 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힘겨운 대가를 추가로 치러야 한다. 이미 Biggie형도 97년에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도 오른 "Mo Money Mo Problems"란 곡으로 모두에게 설파하지 않았던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등가교환의 법칙을 따른다.

 

특별히 그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참는 거라고 말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건강을 잃었고, 시간을 잃었고, 그의 아이들은 아빠와 소통하지 못한 채 자란다. 그 사람은 강도 높은 스트레스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늘 조언을 구한다. 대답은 명료하다. 당장 그 일을 그만두거나 일을 줄이고, 아내와 아이들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인터넷에는 이를 바탕으로 각색된 여러 버전들이 떠돌아다닌다.)

 

에피로스의 왕, 피로스는 로마를 공격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피로스 왕이 자신의 대리인으로 내세웠을 만큼 훌륭한 문장가이자 협상가였던 키네아스는 왕의 계획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왕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건 훌륭한 생각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우회적인 방법을 택했다.

 

폐하, 로마인들은 훌륭한 전사이자 수많은 강국을 정복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을 이긴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겠나이까?" 왕은 대답했다. “일단 로마를 정복하고 나면, 이탈리아 반도를 통째로 정복할 수 있을 것이다." 키네아스는 그럼 그다음은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고, 왕은 대답했다. “그다음엔 시실리를 정복할 것이다." 키네아스는 다시 그다음은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고, 왕 또한 다시 대답했다. “리비아와 카르타고가 우리에게 무너질 것이다." 키네아스는 포기하지 않고 그럼 그다음은 어떻게 하시겠나이까?"라고 묻고 왕은 역시 그리스 전역을 정복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키네아스가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묻자, 왕은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내 소중한 친구여, 우리는 편안하게 살 것이다. 술을 마시고 즐거운 대화를 나눌 것이다." 그러자 키네아스가 왕에게 일격을 가했다. “그럼, 지금 폐하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시나이까?"

 

# 요약.

 

우리는 우리 삶을 만족시킬 도구들을 이미 모두 갖고 있다. 삶의 기본적인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꼭 목숨을 걸고 이탈리아 반도를 정복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음미하고 즐기는 기나긴 여정이다. 이미 가졌음에도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과도한 욕구, 그것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행복이 아닌 불행으로 이끈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에 집필되었고, 플루타르크는 자신이 살던 시대보다도 300년 전 얘기를 책에 썼다. 이처럼 돈과 권력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은 실로 오래된 진리다. 고전은 그래서 오래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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