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래피의 사색 # 242 / '봉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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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래피의 사색 # 242 / '봉다리'

기사입력 2017.04.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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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빅뉴스 김동효 문화칼럼리스트]
래피 사진 1.jpg

[사진 = DJ 래피]

세상은 내가 뜻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당신이라고 다를 것 같은가? 세상은 당신이 뜻한 대로만 흘러가지도 않는다. 신은 공평하다.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으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를 후려갈긴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세상이 이만큼이라도 유지되는 건, 결코 이 세상이 모든 사람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인 사자의 먹이 사냥 성공률도 2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 생각해보라. 하는 일마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일이 어디 있던가?

 

얼마 전에 나는 봉다리 하나를 받았다. (봉다리는 사투리다. 봉지를 뜻한다.) 그 봉다리 속에 즐거움이 가득할지, 슬픔이 가득할지, 열어보기 전에는 예측불가였다. 사실 안 받아도 되는 봉다리였지만 결국 받았고, 아니나 다를까 받고 보니 걱정 근심이 가득한 봉다리였다. <구나 구나 법칙>의 창시자로서 나는 직감했다. 이 봉다리는 내가 들고 있으면 있을수록 결코 내게 도움 될 것이 하나 없으리라는 것을. 하여 봉다리를 받은 즉시 내려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봉다리가 내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걸 알았지만, 동생들에게는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밀어붙였다.

 

사람을 내 마음대로 다루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정성을 다해 지시하고, 알려주고, 만들어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 아이의 잘못도 아니다. 그 아이도 나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아직 나이가 좀 어렸고, 경험이 부족했을 뿐이다. 잘못이 있다면 끝까지 밀어붙였던 나의 잘못이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그 시도는 실패했지만 나는 여전히 인생이 즐겁다. 사계절의 순환처럼 내 일상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으며 수없이 더 실패할 것이다. 나는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그리고 툴툴 털고 일어나 걸을 것이다.

 

이제 봉다리도 내려놨다. 그 일을 접은 게 아니라 마음을 비웠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든 마음을 비우게 되면 집착이 없어진다. 되면 "좋구나", 안 되면 "안 되는구나"하고 방향을 전환하여 또 시도하든지, 아니면 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구나 구나 법칙>이다.

 

# 요약.

 

누가 당신에게 봉지를 하나 주었다. 그런데 받고 나서 열어보니 그 안에 근심이 가득하거나 쓰레기가 가득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미련 없이 봉지를 내려놓거나 그냥 버리면 된다. 그걸 왜 애써 들고 다니면서 애꿎은 쓰레기 봉지에다 대고 욕을 하겠나? 그냥 버리고 손 탈탈 털고 가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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